SF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_김초엽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김초엽 작가의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2018년부터 2019년사이 여러 문학집에 기고된 단편집을 묶어 출판한 SF소설로 총 7편이 수록되어있습니다.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 『전쟁은 끝났어요』 (요다, 2019)
2. 스펙트럼(원졔: 나를 키우는 주인들은 너무 빨리 죽어버린다) : 《월간현대문학》 (2018.09)
3. 공생 가설 : 《크로스로드》 (2019.01)
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가작)』 (허블, 2018)
5. 감정의 물성 : 《과학튀켠》 (2018.03)
6. 관내분실 :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대상)』 (허블, 2018)
7.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 미팔표작
(작가의 말 160페이지)

 책 표지에 붙은 띠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분홍배경의 띠지에 김초엽 작가님의 프로필 사진과 책배경이 잘 어울러져서 손이 갔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런느낌은 아닌데 언뜻 보면 분홍한 벛꽃분위기가 느껴졌고요. 실물의 책을 보면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정보가 없다면 이북에서도 책을 고를때 표지가 많은 부분에서 중요한 거 같습니다. 

 SF소설이라고 하여, 가볍게 읽을 생각이었는데 읽다보니 제가 단어, 문장 모두 하나하나에서 의미를 찾고 있었습니다. 글자인데 그림으로 보이고 영화로도 보였습니다. 단편을 모두 묶기에는 생각이 많아져 단편별로 리뷰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전에 책을 읽고 저는 왜 리뷰를 쓰려고했지 의문이 들어서, 얼마전에 읽은 '메모 독서'법 때문에 였던건가라고 생각하다가, '책에서 제가 살아가야하는 이유'를 찾고 있는 중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메모 독서'이고, 그래서 이렇게 필사적으로 리뷰를 작성합니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리뷰, 서평, 독후감… 책을 읽을 때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이런 이야기도 해보고, 저런 이야기도 해봐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글을 작성하려고 하니 서두를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의식의 흐름에 맡겨 이야기를 나열하려고 합니다. 
 
 소설 전반에 걸쳐 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단어들이 나옵니다. 시초지, 이동선, 순례자, 문지기, 금서, 신인류, 바이오해커, 개조인, 비개조인, 유전퍼즐, 유전블록, 분리주의 등 하나씩 살펴보면 아는 단어들이지만 이 소설에 모여든 이 단어들은 처음 보는 낱말처럼 보이면서 소설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순례자들이 왜 돌아오지 않는가'의 의문으로 시작된 '데이지'의 편지는 '순례자들이 왜 돌아오지 않는가'에 대한 이유를 추정하고 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시초지'로 떠난다는 소식을 '소피'에게 알리는 내용입니다. 
 
 소설은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시작합니다. 편지를 쓰게 되기까지 데이지의 일련의 사고 및 행동과정과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상세히 기록합니다. 자신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질문을 하고, 답을 얻기위해 주변을 살피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방향을 찾고 그 곳, 시초지를 향해 먼저 갑니다. 성인이되면 의무적으로 가야할 곳이긴 한데, '데이지'는 먼저 찾아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의 저 자신을 포함하여 의문도 없으며 그냥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가고 있을뿐인데, 그래서 세계가 매력적인것을 떠나 일부의 대화에서 저의 삶을 반추해서 볼때 그럼 나는 왜 지금 이렇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이지가 순례자들은 시초지가 위험한 곳이며, 이곳으로 돌아오기 어려워서 못 오는거 아닐까하는 의문을 제기하니, 선생님께서 "데이지 그럴리가 있겠니? 순례자들은 그곳에서 선택을 하는 거란다. 누구도 그 선택을 강요하지않아." 라고 대답하며,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된다고 합니다. 태어난 삶이 선택은 아니었겠지만, 지금 이 살아가는 삶의 방향은 제가 의지로 '선택'한 걸까요. 

 돌아오지않는 순례자들에 대해 데이지와 친구들이 대화하다가, 친구 하나가 이야기합니다. "정말로 그 순례가 위험하다면, 왜 그렇게 위험한 곳에 우리를 보내겠어?" 그리고 모두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삶이 이렇게나 두렵고, 고통스러운 가운데 신께서는 왜 인간을 세상에 태어나게 했을까요.

 문지기가 데이지에게 대답합니다. "세계의 진실은 여기에 있는게 아니야.", 진실을 떠나 제가 찾고자 하는 답은 어디에 있을까요. 

 올리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얼굴의 얼룩에 대해 "이게 대체 무슨 문제라는 거지?"라고 생각합니다. 

 "마흔 살이 되었을 때 릴리는 '처음으로 아이를 갖고 싶어졌다'라고 쓰고 있다. 그 전까지 누구와도 연인 관계를 맺은 흔적이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았던 릴리가 왜 갑자기 아이를 원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릴리의 심겸 변화로 보아 그녀는 오직 혼자서만 도망치는 삶에 싫증이 난 것으로 보인다."

 "정말로 지구가 그렇게 고통스러운 곳이라면, 우리가 그곳에서 배우게 되는 것이 오직 삶의 불행한 이면이라면, 왜 떠난 순례자들은 돌아오지 않을까?"

 "순례자들은 그들에게서 단 하나의, 사랑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를 찾아냈겠지."

 "지구에 남는 이유는 단 한 사람으로 충분했을 거야."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단 하나 무언가로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그런게 있을까요? 저의 앞으로의 방향은 이 이유를 찾아가야하는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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